전시 주제 및 기획의도 2026 제19회 전주국제사진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제 19회 전주포토페스티벌
포스트포토그라피; 부재의 증명
기간 : 2026. 04. 24.(금) ~ 05.07.(목) ( * 각 전시는 경우에 따라 일정이 약간씩 다릅니다. 자세한 일정은 ‘일정표‘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제19회 전주포토페스티벌이 4월24일(금)부터 5월7일(목)까지 전주 서학동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페스티벌은 11개의 대 주제 섹션으로 나눠지고 세미나와 워크샵이 별도로 진행되다. 전주포토페스티벌은 다양한 사진 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로, 국내외 사진가들의 창작과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 다채로운 전시와 심도 있는 대면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예술의 현재를 탐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올해의 예술 감독으로는 이재용(사진작가) 디렉터가 기획을 맡아 수준 높고 실험성 짙은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특별전에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성남훈과 후지필름코리아가 공동 기획한 ‘스페이스 후지필름’과 이정희(뉴포토그래퍼 대표)작가가 기획전과 초대전을 기획한다. 국내 사진 관련 전공 대학 15개교가 참여하는 ‘자유발언 포토리뷰’에서는 임안나(상명대학교 교수)와 김지민(갤러리더씨 대표)이 심사 및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다. 또한, 주제전에는 이재용 예술감독과 김지민 갤러리더씨 대표가 기획하였고, ‘전주 로컬 문화 사진전’은 황희철 사진작가가 기획을 맡았다. 올해는 특히 외부 영입기획으로 전국에서 활동하는 사진단체 ‘밝은방(이일우 KP갤러리 대표/ 이정은 큐레이터)’와 텐보이스(대표 이정희)가 참여한다. 특히 올해는 행사의 폭을 넓혀 초대전으로 에프갤러리(곽풍영, 권은경기획)외에 군산의 이당미술관(차진현 기획)과 공감선유(이정희 기획), 군산 독립서점 마리서사가 참여 하였다.
주제전 1.
‘포스트-포토그라피 Post-Photography’; 부재의 증명 / 예술감독: 아티스트J(이재용)
- 참여작가: 박남사, 금혜정, 오경성, Jason River, SMH
- 일시: 2026.04.24.(금).~05.14(목) / 월요일 휴관, 화~일:11:00~18:00
- 장소: 박남사, 금혜정, Jason River, SMH, 갤러리 AP9 /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9
*오경성: 서학아트스테이스 B-1 /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7 [04.24.(금).~05.06(수)]
사진은 오랫동안 세계를 기록하는 매체로 이해되어 왔다. 셔터가 눌리는 순간, 현실은 이미지로 고정되고 사진은 그 순간의 증거로 기능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사진을 단순한 기록의 장치로만 이해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미지는 무수히 생산되고, 복제되며, 변형되고, 서로 다른 매체와 결합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생성된다. 카메라는 특별한 도구가 아니라 일상의 조건이 되었고, 사진은 더 이상 특정한 기술이나 장르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포스트-포토그라피 Post-Photography’이다.
포스트-포토그라피는 사진 이후의 시대를 선언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사진이 하나의 매체로 고정될 수 없게 된 상태, 즉 이미지가 데이터와 시간, 알고리즘 Algorithm, 수행, 그리고 다양한 감각적 요소 속에서 생성되는 환경을 가리킨다. 이제 사진은 순간을 포착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축적과 변환, 개입과 우연이 중첩되는 과정으로 존재한다. 이 변화는 사진의 형식뿐만 아니라 사진가의 역할 또한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가는 더 이상 현실을 기록하는 관찰자에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가 발생하는 조건과 구조를 설계하는 존재로 이동한다.
본 사진제의 하위주제인 「부재의 증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부재’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언제나 존재했지만 충분히 인식되지 못했던 요소들 - 시간의 개입, 데이터의 축적, 연출의 과정, 물질의 변형, 감각 간의 전이 -을 가리킨다. 우리는 오랫동안 완성된 이미지만을 바라보며 그 이면에서 작동해 온 생성 조건들을 주변으로 밀어내 왔다. 「부재의 증명」은 바로 그 보이지 않던 조건들을 전면으로 호출하는 시도이다.
전시는 네 개의 카테고리를 통해 이러한 질문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낸다. ‘기억의 소환’은 개인의 기억이 기록이 아닌 재구성의 과정임을 보여주며, 이미지가 시간 속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경험을 제시한다. ‘시간의 화석’은 촬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입하는 시간의 흔적을 통해 사진을 물질적 축적으로 재해석한다. ‘인공적 미학의 조각’은 다양한 매체와 수행적 요소를 결합하여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구축된 구조로 제시하며, 사진의 인공성과 연출성을 드러낸다. ‘에너지와 생명’은 보이지 않는 소리와 데이터의 흐름을 시각 이미지로 전환함으로써 사진이 시각을 넘어 감각 간 변환의 장치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본 사진제의 워크숍은 이러한 개념을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한다. 첨단 기술이 포스트포토그라피의 중요한 축임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에서는 시아노타입, 루멘 프린트, 겔 미디엄 전사, 폴라로이드 전사와 같은 아날로그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는 기술적 회귀가 아니라 이미지 생성의 근본 조건을 직접 경험하기 위한 선택이다. 참여자는 통제되지 않는 결과와 물질적 변화를 경험하며, 이미지가 작가의 의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관람자는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창작자로 전환되며, 전시에서 제기된 질문을 자신의 경험속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부재의 증명」은 사진의 미래를 단정적으로 제시하려는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진의 정의를 잠시 멈추고, 이미지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지를 다시 바라보도록 제안하는 하나의 사유의 장이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드러나는 순간, 사진은 더 이상 완결된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는 상태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포스트-포토그라피 시대의 사진은 다시 시작된다.
시간의 화석 작가: 금혜정
이제는 만질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을 물리적 공간으로 소환하여, 실재와 환상이 교차하는 다층적으로 연출된 세계를 증명한다. 이는 허구의 가상이 아닌, 연출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체험을 재해석하고 연출을 통해 시각적으로 도출시켜 과거의 사진이 단순히 시각적 단편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기능을 탈피한 새로운 역할을 제시한다 여기서 사진은 과거를 기록하는 매체가 아니라 기억을 다시 생성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시간의 화석 작가: 박남사
작품세계: 사물의 찬란했던 과거(원본)는 사라졌지만, 그 ‘사라짐의 흔적’을 통해 역설적으로 흐르는 시간의 실체를 보여준다. 사물의 표면에 퇴적된 ‘녹(Patina)’과 부식의 흔적을 수집하여 추상적 화면으로 재구성한다. 여러 층위로 촬영된 이미지가 부식, 변질, 축적 등의 시간적 개입을 통해 변화하며 하나의 이미지로 형성된다. 작품은 촬영 순간보다 이후의 시간 속에서 완성된다. 사진은 더 이상 순간의 결과가 아니라 시간이 침전된 물질적 기록이 된다.
에너지와 생명 작가: 오경성
작가의 사진은 초기에 시각적 이미지를 기록, 재현하는 역할로부터 시작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들어서며 그러한 영역을 탈피하여 보다 근본적인 개념에 대한 탐구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특히, 디지털시대 이후 시각적 영역에서 벗어나 다중감각으로 확장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의 에너지’를 ‘시각적 형상’으로 도출해내는 작업을 통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에 대한 탐구를 사진이라는 매개물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인공적 미학의 조각 작가: Jason River
날 것의 인체(사실)는 버블랩 뒤로 숨겨지지만(부재), 인체와 물질의 결합을 통해, 빛과 공기가 빚어낸 ‘새로운 조형적 생명체’의 탄생을 인스톨레이션과 사진으로 해석한다.
약력: Jason River는 한국 출신 사진가 ‘강재석 Jaiseok Kang’의 작가 활동명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사진과 판화 printmaking 를 병행하는 작업을해왔다. 2005년뉴욕 Contemporary Project Space Gallery에서 개인전 Reflection in the Mirror를 개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뉴욕과 서울의 갤러리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THE COLLECTORS(1984 Gallery, 서울, 2014), artificial.BEAUTY(Paris Koh Fine Arts, 뉴저지, 2022) 등을 발표했다. 또한 뉴욕 Anya & Andrew Shiva Gallery, John Jay College, SIA NY Gallery 등에서 열린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다. 최근에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진과 판화 매체를 결합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인공적 미학의 조각 작가: SMH
HYPERBORE - THE LAST CITY
스폰 Spawn이 미크로지마 microzymas 들은 지상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미생물 자원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 미크로지마들은 유일한 동물 종이다. 식물 종은 버섯과 지의류로만 축소되어 있다. 어느 시점에서든 하이브의 AI는 단백질의 프로그래밍과 진화를 추정하고 추적할 수 있다.인큐베이터 Incubator: 하이브의 필요에 따라 하이브리드 생명체가 생산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불임이며 수명은 10년을 초과할 수 없다. 모성 Maternity: 모성은 하이브의 모든 활동을 규정한다.

금혜정, Horse, Carp, Desert, and the Arctic #1, Archival Inkjet Print, 120x160cm,2022

Jason River, Bubble wrap no.23 (Mermaid), Archival Pigment Print, 152.5x87cm, 2021
주제전 2.
‘조명: 몰두의 시작’:The beginning of illuminating things / 기획: 김지민
- 참여작가: 박형근, 정지현
- 일시: 04.24.(금).~05.06(수) / 월요일 휴관, 화~일:10:00~ 18:00
- 장소: 서학 아트스페이스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7)
전주포토페스티벌 주제전 〈조명: 몰두의 시작〉은 사진에서 ‘조명’이 갖는 의미를 기술적 요소를 넘어선 개념으로 확장해 바라보는 전시다. 사진에서 빛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수단이 아니라, 무엇을 보이게 하고 무엇을 남겨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의 장치다. 빛의 세기와 방향, 거리와 지속 시간의 차이는 곧 사진가가 세계에 개입하는 방식이며, 시선이 형성되는 구조와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업을 통해 빛이 어떻게 서로 다른 태도와 몰두의 방식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본다. 동시에 사진에 대한 집중이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떻게 유지되고 변주되는지를 조명함으로써, 사진이 한 사람의 작업 방식이자 삶의 태도와 연결되는 지점을 탐색한다.
박형근은 근대 이후 형성된 장소와 그 안에 배치된 자연, 구조물, 물질의 관계를 오랫동안 추적해온 작가다. 지질과 정치, 지역 서사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폭력적 사건을 품고 있으나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풍경을 촬영해왔다. 그의 작업은 풍경을 단순한 자연 이미지로 다루기보다, 역사적 층위가 중첩된 공간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그의 사진에서 빛은 표면을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장면을 하나의 무대로 조직하며 존재와 부재, 사건과 흔적을 동시에 감지하도록 이끈다.
정지현은 재개발과 공사 현장처럼 소멸과 생성이 교차하는 공간에 들어가, 파괴 중인 건물 내부를 탐색하고 일부 공간에 붉은 표식을 남긴 뒤 이를 촬영해왔다. 그의 작업에서 조명은 단순히 현장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사라질 장소와 관계 맺는 태도의 일부다. 빛은 잔해와 구조, 물질의 결을 또렷하게 드러내며, 건물이 지녔던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응시하게 만든다. 기록과 개입 사이에서 긴장하는 그의 시선은 사진가가 어디까지 대상에 다가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조명: 몰두의 시작〉은 빛을 통해 형성되는 시선의 차이를 나란히 두며, 사진이 단순한 이미지 생산을 넘어 한 작가의 지속적인 태도와 연결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박형근의 작업이 역사와 장소의 구조 속에서 장면을 조직하는 방식으로 빛을 사용한다면, 정지현의 작업은 소멸의 현장 안으로 스며들어 남겨진 것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빛을 다룬다. 이 전시는 조명이 화면을 밝히는 조건이면서 동시에 시선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점을 환기시키며, 사진가가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어떻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작업 세계로 자리 잡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관람자에게도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무엇을 끝까지 바라보고 있으며, 그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조건을 선택하고 있는가.

정지현, Reconstruction,Site1_pigment print_140x180cm,2015

박형근, 텐슬리스-81,파열II, c프린트, 150x191cm,2015
기획전 1.
페넬로페의 거미줄 / 기획: 이정희
- 참여작가: 권은경, 박정임, 석은미, 심명희, 윤은숙, 조성옥, 최영귀, 한문순
- 일시: 2026.04.24.(금)~05.07.(목) / 월요일 휴관, 화~일:10:30~18:00
- 장소: 전주 교대 아트스페이스.(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50. 황학당 B-1)
‘페넬로페의 거미줄’은 기다림을 통한 저항의 상징이다. 폭력적 강제 속에서 수동적 인내에 머물지 않고 시간을 지연시키며 힘의 논리를 무력화시킨 페넬로페, 인륜과 법 사이의 균열 속에 국가 권력의 부당함에 맞섰던 안티고네, 역사적 폭력의 심장부에서 침묵 대신 발화를 선택한 로자 룩셈부르크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지속과 반복, 돌봄과 책임의 형식으로 완고한 아버지의 세계에 균열을 내왔다. 어머니 가이아는 지배하거나 소유하지 않으며 배제하지 않는다. 그녀의 세계는 인간과 비인간, 현재와 과거, 생과 사가 분리되지 않은 채 얽혀있는 공존의 장으로 내어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8명의 여성 작가는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규정되어온 과거의 저항적 참여 형식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억압과 폭력에 대한 저항을 하나의 형식이나 구호로 고정시키지 않으려는 미학적, 윤리적 선택이다. 이들의 작업은 “선언” 대신 “실천”을, “사건” 대신 “지속”을, “충돌” 대신 “관계”를 선택하며, 세계를 다르게 감각하는 방식을 제안한다.모든 존재의 개별성을 존중하며 대지를 풍요롭게 가꾸어왔던 가이아의 윤리—돌봄과 공존의 감각—를 다시 사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조화로움을 회복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것, 하찮은 것으로 분류되던 것들과 예술의 언어로 간주되지 않았던 감각들을 다시 재배치하는 일이다. 케테 콜비치가 고통받는 타인의 얼굴을 통해 역사의 폭력을 증언했듯이, 8명의 여성 작가는 거대한 혁명구호 대신 조용한 실천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들의 다양한 작업은 말해지지 않던 것들을 새롭게 감각하게 함으로써 세계가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 8개의 시선, 8개의 이야기
8명의 작가는 “여성은 어떻게 세계를 지속시켜 왔는가?”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다. 이들의 시선은 ‘지배-정복-위계’가 아닌 ‘순환-공존-포용’의 윤리적 미학으로 나아간다. 본 전시는 8인의 시선을 통해 세계를 읽고, 여성이 지닌 지속적 힘을 조명한다
- 페넬로페: ‘시간’의 정치학 (석은미)
- 안티고네: 법 이전의 ‘사랑’이라는 윤리 (박정임, 윤은숙)
- 로자 룩셈부르크: ‘발화하는 몸’, 시대적 책임 (심명희)
- 가이아: 지배 없는 세계, 배제하지 않는 공존의 장 (조성옥, 한문순)
- 케테 콜비치: 실천으로 함께하는 고통에 대한 윤리적 증언 (권은경)
- 여성의 존재론적 사유에 관하여 (최영귀)

최영귀,Resurrection,150x114.4cm,Archival pigment print,2024
기획전 2.
판타스마고리아Ⅱ / 기획: 이정희
- 일시: 2026.04.24.(금)~05.07(목) / 월요일 휴관, 화~일:10:30~ 18:00
- 장소: 전북예술회관 2층 차오름1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161)
-“Let us go then, you and I”-
참여작가: 곽풍영, 김미경, 김춘숙, 이오상, 서동훈, 신은주, 이경환, 이종경, 정석호, 정옥영, 최재중
21세기에 재현된 '알프레드'의 고독
본 전시는 T. S. Eliot의 시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의 첫 문장, “Let us go then, you and I”에서 출발한다. 2025년 후반기부터 텐보이스는 엘리엇의 황량한 시적 언어와 하이데거의 예술론을 탐색해왔다. 시적 언어는 사진그룹 ‘텐보이스’의 이미지 작업에 중요한 아카이브가 되어왔다. 작년 6월의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전이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화려한 환영과 욕망의 외피를 다루었다면, 2026년 전주포토 페스티벌의 텐보이스 특별전은 그 이면에 감춰진 내면적 공동(空洞), 현대인의 실존적 불안과 무기력을 응시한다. 20세기 산업화 시대의 알프레드가 느꼈던 권태와 불안은 21세기 신자유주의의 도시에서 더욱 정교해졌다. 알프레드가 "커피 스푼으로 인생을 재어온" 인물이라면, 오늘의 우리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삶을 계량한다. 우리는 주체이기보다 익명의 대중으로 남기를 선택하며, 진정한 관계 대신 안전하게 큐레이팅한 취향 속에 숨어든다.
상품화된 영혼: 'A4 용지만한 토템'
알프레드의 고백은 21세기의 우리와 맞닿아 있다. 군중 속에서 고독했던 대도시의 권태와 상실은 단순한 우울을 넘어,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갈망하는 기만적 멜랑콜리로 나아간다. 텐보이스가 제목으로 선택한 ’알프레드의 연가‘의 첫 구절, 일곱 개의 단어는 현대인의 소외와 허무, 구원의 갈망을 동시에 호출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조차 없는 나르시시스트들의 시대, 우리는 안전한 고립을 선택한다. 자신의 고유한 존재 가능성을 유예한 채 세상의 평균치에 따라 약간의 쾌락을 소비하며 '잡담'과 '호기심'으로 세계를 잊는다.
영혼이라는 수수께끼는 우리를 다른 세계로 이끈다.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질문을 무화시켰다. 이성이 지배하는 세계는 신화가 사라진 세계이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풀린 자리에서 우리는 해답을 얻었으나 질문을 잃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우리의 취미와 취향까지 분류해주는 시대에 존재는 점점 계산 가능한 값으로 환원된다.
오늘날 '영혼'이란 단어는 더 이상 존재의 본질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영혼’마저 상품화하여 '소울', ‘치유’, '힐링'과 같은 마케팅 기호로, 문화 자본으로, 트렌드로 소비시킨다. ‘영혼’은 무수한 시니피앙으로 분화되나 진정성의 시니피에는 비어 있다. 영혼을 믿는 것이 아니라 '구매'한다. “우리는 영웅이 될 필요가 없고 될 수도 없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조짐, 움직임이다. 익명의 바통이다... 우리는 상실을 상실했다. 나는 백석과 파베세가 부럽다. 그들에게는 잃어버린 것들과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상상과 사유가 있다. 그들에게는 서러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서러움이 없다... 미디어를 접하면서 슬픔과 아픔을 느끼다가도 바로 다음을 클릭하면 그런 감정은 사라진다.”
사건(Ereignis)으로서의 예술
진리는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롭게 드러나는 '사건'이다. 이번 전시는 완결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본 전시에 제시된 파편화된 도시적 삶의 이미지들은 우리 황량한 내면의 풍경이다. 신화가 사라진 효율과 속도의 세계에서 스핑크스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이 세계에 거주할 것인가.” ‘텐보이스’에게 모든 전시는 하나의 질문의 과정이다. 알프레드 프루프룩의 하루가 우리의 삶에 대한 성찰을 불러들였다, 12인의 이미지가 던지는 12개의 질문에, 관객들의 생각도 듣고 싶다.

김춘숙, 대도시의 환등상, 150x120cm,pigment print.

정옥영, 돌 위에 앉은 환상, 100x75cm, pigment print, 2025
기획전 3.
전주 로컬문화사진전 / 기획: 황희철
- 참여작가: 곽진영, 김영진, 김정님, 박비오, 유혜숙, John Toohey, 황희철
- 일시: 2026.04.24.(금)~05.07.(목) / 월요일 휴관, 화~일: 10:30~18:00
- 장소: 전북예술회관 1층 기스락2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161)
전주 로컬문화사진전은 더 이상 지역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이 전시는 ‘로컬’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인식되고 구성되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로컬은 단순한 지리적 위치가 아니라, 시간과 기억, 감각과 경험이 얽혀 형성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장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형성되고 해석되는 인식의 장으로 이해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일곱 명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구조를 드러낸다. 이들의 작업은 ‘시간이 어떻게 공간을 구성하는가’가 아니라, ‘시간이 어떻게 공간으로 나타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수렴된다. 도시의 표면, 연속된 이미지, 유적, 산업의 흔적, 재난의 풍경, 자연의 흐름, 그리고 신화적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들은 공간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작업들은 공간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의 작용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때 전주는 하나의 특정한 장소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계기가 된다. 전주는 서로 다른 시간들이 교차하는 지점이며, 다양한 시선이 생성되는 출발점이다. 이 전시는 로컬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로컬이 형성되는 조건을 드러낸다. 관람자는 이를 통해 장소를 다시 인식하게 되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시간의 방식임을 경험하게 된다. 김영진 작가는 산불 이후의 풍경을 반복적으로 기록하며 변화와 지속이 공존하는 장면을 포착한다. 「흔적 #2」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촬영된 동일한 장소를 통해 재난 이후에도 남아 있는 흔적과 변화의 과정을 드러낸다. 김정님 작가는 전주천을 중심으로 일상의 풍경과 시간의 흐름을 기록한다. 동일한 장소에서 변화하는 자연과 반복되는 일상의 관계를 포착하며,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의 차이를 드러낸다. 곽진영 작가는 서울 도심의 ‘Rust Street’를 통해 도시의 이면에 축적된 시간과 노동의 흔적을 드러낸다. 녹과 낡은 구조물은 부식이 아닌 축적된 활동의 결과로 나타나며, 도시의 형성과 지속을 보여주는 단서로 작동한다. 박비오 작가는 도시의 표면과 흔적을 통해 공간에 축적된 시간의 층위를 탐색한다. 「녹의 천문학」에서는 도시 표면이 시간 속에서 변화하고 축적되는 과정을 관찰하며, 현미경적 시선을 통해 익숙한 표면을 시간의 흔적이 드러나는 장으로 전환한다. 유혜숙 작가는 미륵 신앙과 자연을 중심으로 장소에 내재된 의미와 시간의 흐름을 탐색한다. 자연 요소와 결합된 이미지와 상징적 공간을 통해 현실과 다른 차원의 감각을 함께 제시한다.
John Toohey 작가는 호주출신의 사진가이다. 필름 카메라를 기반으로 연속된 이미지를 파노라마로 구성하여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드러낸다. 다수의 프레임이 결합된 이미지는 단일한 순간이 아닌 시간의 흐름이 중첩된 장면으로 나타나며, 여러 도시를 하나의 연속된 경험으로 연결한다.
황희철 작가는 사진을 통해 시간과 공간, 이미지의 구조를 탐색한다. 「우주 공간의 고인돌」에서는 고인돌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드러내며, 원의 형상을 통해 반복과 순환의 구조를 시각화한다.

John Toohey , Toohey_01
특별전.
스페이스 후지필름 Space Fujifilm / 기획: 성남훈
- 주최 및 주관: 전주포토페스티벌, 후지필름
스페이스 후지필름은 후지필름이 후원하는 다양한 사진 프로젝트를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자, 서로 다른 층위의 사진 활동이 유기적으로 교차하는 열린 축제의 장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사진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의 실험적 작업부터 시민 참여형 기록, 국제 교류 프로젝트, 그리고 나눔으로 확장되는 실천까지—서로 다른 방식의 사진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함께 제시됩니다.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미지가 사회적 기록으로 확장되고, 다시 다음 세대의 창작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구조를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전시는 사진 전공 대학생의 초기 작업을 소개하는 선재미술관 〈Seed Collection〉, 갤러리 에이피나인 〈자유발언〉, 서울과 전국의 유네스코 유산을 기록하는 전북예술회관 〈천 개의 카메라〉, 해외 교류의 성과를 나눔으로 확장하는 전북예술회관 〈글로벌 전시·워크숍〉, 그리고 사진 공동체 전주향교 〈꿈꽃팩토리〉의 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스페이스 후지필름은 이처럼 다양한 사진적 실천이 한 공간에서 만나고 연결되며, 동시대 사진의 확장된 가능성과 공공적 가치를 함께 사유하는 장을 제안합니다.
1) 자유 발언展 (5회)
1. 전시명: 자유 발언展 (프레젠테이션)
- 기획: 김지민, 임안나
- 일정: 2026년4월25일 (토요일), 오후2시~5시
- 장소: 전주 서학 예술마을도서관 1층 세미나실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2-1)
- 참여 대상: 전국 15개 대학교에서 추천된 학생
"자유 발언"展이 올해로 5회를 맞이하며 더욱 깊이 있는 프로그램과 함께 개최된다. 다양한 학교에서 시각 예술과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 장은, 시대의 의식과 감각을 사진을 통해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후지필름 Seed Collection 프로그램과 함께 하게 되어 선정된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1회는 홍익대학교 김민 학생, 2회는 중앙대학교 이인찬 학생, 3회 서울예대의 조혁준 학생, 4회 계원예술대학 장주희 학생이 우수 포트폴리오에 선정되었습니다. 이처럼 "자유 발언"展은 실력 있는 신진사진가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창작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유발언 전는 단순한 작품 발표의 장을 넘어, 다양한 세대와 지역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학생들의 창작 의지를 관찰하며 격려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자유발언"展 통해 학생들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고 직접 발표하며 전문가 및 동료 예술가들과 소통하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현대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교육 환경과 급속한 기술 발전 속에서, 사진을 학문적 탐구와 예술적 표현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자유발언"展은 학생들이 각자의 시선과 의지로 창작에 임하며, 사진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수포트폴리오로 선정된 학생은 내년 제20회 전주포토페스티벌에서 개인전의 기회를 얻게 된다. 향후에도 이 전시는 사진을 매개로 한 창작과 교류의 장으로 지속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자유발언-홍도은
2. Seed Collection
- 기획: 성남훈, 임안나
- 코디네이터: 이지윤
- 일정: 2026년4월24일(금)~5월7일(목)
- 장소: 전주 서학 예술마을도서관 1층 세미나실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12-1)
- 작가: 김승역, 김윤진, 김하린, 김현석, 박민규, 박수연, 방성민, 배준형, 윤나희, 윤상민, 지현, 정준모, 최범준, 홍도은, 홍예인
후지필름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사진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초기 작업을 선정해 구매하고 컬렉션합니다. 개인의 과제나 연습으로 남기 쉬운 초기 작업을 사회 안으로 꺼내어 공유하고 작가로 성장하는 첫 단계를 공공의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작품의 수집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새로운 세대의 시선이 한국 사진의 토양 속에 축적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출발점의 고민과 가능성을 통해 사진의 미래가 형성되는 현재의 과정을 보여줍니다.전국 15개 대학에서 선정된 15명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씨드콜렉션-김윤진
3. 천 개의 카메라 (서울기록프로젝트)
- 기획: 성남훈, 정명식
- 코디네이터: 김동희, 이보슬
- 참여작가 : 김동우, 김민정, 김보미, 김서연, 김현원, 김형우, 박종현, 이윤후, 한재욱, 황현우, 권오혁, 김노을, 김장운, 박준혁, 배재언, 안주현, 유예훈, 이가을, 정상호, 김세영, 김승율, 김윤경, 박성경, 유상현, 이재민, 이주은, 이진영, 정화수, 최경화, 류나영, 백호삼, 우여민, 유승상, 이규현, 이승규, 이정주, 정채령, 최용수
(한국유네스코유산 기록프로젝트)
- 참여작가: 구의진, 김지욱, 정명식, 조신형, 함형열, 김명자, 김장헌, 남동환, 남준, 전지현, 정상형, 조신형, 조연재, 장창근, 이영민, 이연숙, 이혜진, 임인숙, 최봉준, 강양미, 김숙이, 박인배, 변성호, 서석장, 이강석, 이지인, 장혜원, 조기호, 조은희, 초미희, 피희순, 한상렬, 허두호
후지필름이 진행하는 사회 공익 기록 프로젝트입니다. 서울 전반과 전국의 유네스코 유산을 시민과 사진가가 함께 촬영해 기록하며 현재의 모습을 미래 세대에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나의 시선이 아닌 여러 사람의 관찰이 모여 동시대의 풍경을 구성하고 개인의 촬영은 공동의 기억으로 축적됩니다. 기록은 특정 작가의 작업을 넘어 사회가 함께 만드는 시각 아카이브로 이어집니다. 서울 기록 프로젝트와 유네스코 유산 기록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천 개의 카메라-서울기록 _ 정채령

천 개의 카메라-유네스코 기록 _ 강양미
4. 전주향교 〈꿈꽃팩토리〉
- 기획: 성남훈
- 코디네이터: 김동희, 김철승
- 작가: 김덕현, 김동희, 김민지, 김승호, 김유인, 김철승, 류나영, 백아형, 송현주, 유예훈, 최경덕, 최현주, 피희순
사진가 성남훈과 함께 사진을 배우고 촬영하며 재능을 나누는 공익적 사진 집단입니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일상과 지역, 가족과 사회의 이야기를 스스로의 시선으로 기록합니다. 사진 교육과 촬영 활동은 전시와 출판, 지역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며 공동체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경험에서 출발한 작업을 통해 사진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사회와 연결되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꿈꽃팩토리-최현주
초대전 1.
서풍부(西風賦) / 기획: 이정희
- 참여작가: 김녕만, 김경희, 김미자, 김혜식, 서동훈, 이경환, 안상영, 이종경, 정옥영
- 일시: 4.10.(금)~5.10.(일)
- 아트스트 토크: 5월 5일.(화), 오후 4시
복합문화공간 공감선유 (군산시 옥구읍 수왕새터길53)
〈서풍부(西風賦)〉 이정희(기획 및 평론)
-꽃인 듯 눈물인 듯 이야기인 듯-
〈서풍부西風賦〉는 말 그대로 ‘서풍(West Wind)’에 바치는 송가다. 코로나 이후 계속되는 국내외의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주 길이 보이지 않는다. 4월의 노란 안개바람은 온통 엘리엇의 ‘황무지’ 바람 같다. 그러나 우리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길 없는 길에 또 다른 길을 내어보려 한다. 이번 제19회 전주 국제 포토 페스티벌은 전주와 군산을 잇는 특별한 전시코스를 마련했다. 4월 전주 국제 포토 페스티벌과 연계하여 군산의 문화공간 ‘공감선유’에서 전시를 열게 되어 기쁘다. 오랜 역사를 가진 교토나 아를의 사진축제가 부러웠는데, 이제 백제의 고도 전주와 근대유산을 간직한 군산을 예술이라는 통로를 통해 하나로 잇게 되었다. 숨어있는 역사와 시대의 별자리를 찾아 하룻밤 조촐한 객사에 머물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시 투어가 되었으면 한다.
이 자리를 위해 애써주신 전주 포토 페스티벌의 박승환 운영위원장님과 물과 하늘과 여백의 건축 미학을 지닌 ’공감선유‘를 기꺼이 내어주신 유우종 대표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특히 2022년 동강사진상 수상자이자 우리 산업화 시대의 기록을 담아오신 김녕만 선생님의 저서 『사진의 향기』를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게 되어 더욱 뜻깊다. ‘예술을 삶처럼, 삶을 예술처럼’ 살아가고자 했던 세 분의 가치관을 마주하니 마음이 뜨거워진다. 이러한 만남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향유하는가를 다시 묻게 한다. 예술은 종종 쓸모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무용함이 자본 시대의 경쟁 논리를 넘어 새로운 길을 낸다. 세계의 불안과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고독과 고통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끼는 아홉 명의 작가 - 김녕만, 김경희, 김미자, 김혜식, 서동훈, 이경환, 안상영, 이종경, 정옥영- 의 이미지는 세상의 소란스러운 시절에 맞선 작은 투쟁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세상에 ‘없는 길’을 내는 일이다. 하나의 완결된 결말이 아니라 끝없이 확장되고 변주되는 ‘무한화서(無限花序)’의 세계, 사물과 세계가 피어나는 가능성의 길이다. 사진 작업은 언제나 삶의 길에서 시작된다. 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또 다른 길을 낸다.
이들의 작품에는 기억과 꿈과 환상, 아득한 무의식이 담겨있다. 상징과 알레고리로 빚어낸 김경희와 안상영의 흔들리는 정물에서 우리는 환상과 실존의 모순을 본다. 정옥영의 사각의 틈으로 숨어버린 골목길, 김혜식이 찍은 시인의 밥그릇과 이종경의 ‘X의 시선’. 살아있는 인간이든 부스러진 나비든, 물성을 가진 존재들이기에 연민이란 애련한 것들이 담겨있다. 정교한 ‘책가도’를 불러들인 김미자와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을 호명한 이경환의 작업은 언어와 정보라는 욕망의 극지에서 진리의 부재와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을 상징적 이미지로 선보인다. 각각의 이미지에는 제 몸 안에 숨어든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관객들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세헤라자드처럼, 나른한 봄날에 한껏 꿈에 취해보는 이야기꾼이 되는 것도 좋겠다. 나비를 불러들인 서동훈의 꽃의 풍경은 실존의 조건을 음미하게 한다. 사랑이라는 것, 수동성의 세계에 날아드는 능동의 세계, 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한가.
아른거리는 봄날, 푸른 시간에 취해버린 나비 떼들과 취한 듯 흔들리는 식탁 위 미물들 사이에서 차라리 혼곤한 춘몽에 빠져 잠시 푸른 청춘을 즐겨보면 어떨까. 황무지 바람이 부는 4월에는 <서풍부>의 노래 한가락이 필요한 시간이다. 내 안에 잃어버린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당신을 만나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

김녕만,사진의 향기2, pigment print, 150x100cm

김미자_픽셀의 재구성#01_60x40cm_피그먼트프린트_2022
초대전 2.
흑백의 품, 유채색의 방백 / 기획: 곽풍영, 권은경
- 참여작가: 김경수, 문선희
- 일시: 2026.04.24.(금)~05.07(목) / 월요일 휴관. 화~일: 11:00~18:00
- 장소: 에프갤러리 (전주시 완산구 공북1길16)
안식의 그늘과 화려한 무대: 존재를 증명하는 두 가지 시선
우리는 매일 두 개의 세계를 오갑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고요한 내면의 방과, 타인의 시선이라는 조명 아래 분주히 움직이는 외부의 무대입니다. 이번 전시 <흑백의 품, 유채색의 방백>은 이 양극단의 세계를 카메라라는 렌즈로 포착해낸 두 작가의 기록입니다. 문선희의 카메라는 안(內)을 향합니다. <나의 사랑, 나의 가족>은 가정이라는 가장 내밀한 우주에서 발효된 일상을 흑백의 필름에 담았습니다. 기교 섞인 연출 대신, 엄마라는 이름의 시선으로 길어 올린 찰나들은 작가가 직접 인화한 은염 인화지 위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색채를 덜어낸 자리에는 오직 빛과 그림자의 농담만이 남아, 우리를 근원적인 안식처인 ‘품’으로 안내합니다. 그것은 거창한 예술적 수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가 서로를 보듬는 가장 정직한 사랑의 기록입니다. 반면, 김경수의 카메라는 밖(外)을 향합니다. <꼭두각시>라는 제목 아래 펼쳐지는 강렬한 유채색의 세계는 우리가 사회라는 거대한 극장에서 수행하는 ‘배역’을 상징합니다. 정교하게 연출된 메이킹 사진 속 인물들은 화려한 색채에 포위되어 있지만, 그 눈빛은 어딘가 공허합니다. 이는 인형의 몸을 빌려 건네는 서늘한 ‘방백(Aside)’입니다. 타인의 의지에 의해 움직이는 꼭두각시처럼, 화려한 색채 뒤에 숨겨진 현대인의 소외와 주체 상실의 슬픔을 화려한 역설로 증명해 보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사진을 가리켜 "그것은 존재했었다(Ca-a-ete)"라는 증명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선희가 포착한 '흑백의 품'이 우리가 돌아가야 할 영혼의 고향을 증명한다면, 김경수가 연출한 '유채색의 방백'은 우리가 견뎌내야 할 현실의 무게를 증명합니다. 무채색의 고요와 유채색의 소음이 교차하는 이 공간에서, 여러분은 존재의 두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포근한 그늘 아래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화려한 무대 위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경수,Marionette#07_Digital C-Print_50x75cm_2017

문선희, My Love My Family_Gelatin silver print_20.3 × 25.4cm__2002 (1)
초대전 3.
불완전한 불안 / 기획: 차진현
- 참여작가: 강호석, 고성, 곽동경, 김승구, 이손
- 일시: 2026.04.24.(금)~ 05.07.(목) / 휴관 없음: 10:30~18:30
- 장소: 이당미술관 (군산시 구영6길108)
전시 〈불완전한 불안〉은 완성으로 수렴하려는 서사적 관습에 균열을 내고, 지속적이며 불완전한 상태를 미학적 출발점으로 삼아, 우리가 일상에서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축적해온 감정의 층 위들을 드러낸다.
강효석의 사진은 가장 사적인 영역—잠—을 통해 사회적 흔적이 어떻게 개인의 무의식에 스며드는 지를 보며,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현실의 균열이 드러나는 순간임을 말한다. 곽동경의 사진은 강원도 정선 일대의 풍경을 기록하며 욕망과 실패가 남긴 흔적을 포착한다. 정선의 카지노 주변에서 찍힌 장소들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반복된 기대와 좌절의 시간적 퇴적물이다. 사진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선 사회적 설계로서의 불안을 가리킨다—한탕의 꿈이 식은 자리에서 여전히 서 있는 사람들과 공간의 표정이 이를 증언한다. 고성의 작업은 죽음과 상실에서 출발한다. 가족을 잃은 경험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호명하며, 상실이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규정하는 지속적인 힘임을 드러낸다. 사라짐은 내부를 점유하고, 그 점유의 방식은 곧 불안의 근원으로서 작품 전반에 잔향으로 남는다. 김승구는 군중의 표면 아래를 응시한다. 유원지와 행사장에서 공유되는 즐거움의 언어는 집합적 표정으로 포장되지만, 그의 시선은 그 안에 숨은 불안정한 균형과 공허를 드러낸다. 반복되는 소비와 여가의 서사 속에서 표류하는 주체들은 즐거움이라는 형식으로 감춰진 결핍의 윤곽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이손은 삶의 터전인 제주를 떠나 낯선 도시를 떠도는 경험을 다소 시적언어로 풀어낸다. 익숙함의 소거는 단순한 향수 이상의 감각적 균열을 낳는다. 장소와 함께 형성된 정체성이 흔들리는 순간, 이동은 곧 존재론적 불안으로 전이된다.
이 전시는 불안을 제거하거나 정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의 불완전함, 끝나지 않는 재현 가능성, 그리고 시간과 장소 속에서 형태를 바꾸며 증식하는 성질을 드러내는 데 주목한다. 다섯 작가의 서로 다른 결은 충돌하고 교차하면서 동시대인의 내면 지형을 다층적으로 새긴다. 이 작업들은 감정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대신 묻는다—우리는 불안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그 공존 속에서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
전시가 내미는 답은 명확하지 않다.

김승구 Ice Fishing, 2014,100x80(cm),pigment print

이손,까마귀, 2023, 40x50(cm), digital pigment print
초대전 4.
Her Story / 기획: 이정희
- 참여작가: 이정희
- 일시: 2026.04.24.(금)~05.07(목) 10:30~18:00
- 장소: 독립서점 마리서사 (군산시 구영5길 21-26)
Her Story
-내 고통의 끝자락에 문이 하나 있었어-
세계와 인간 사이에 위대한 여성들이 있다.
도전은 비범한 것이다. 비범한 에너지와 집중력 없이는 결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갈 수 없다.
그 비범함은 안락함 속에서는 만날 수 없다. 그녀들은 다른 세계를 살았다. 그들의 여정이 위대함에 이른 것은 영혼의 자유를 위한 끝없는 갈망, 생의 신비를 찾아가는 헌신과 열정 때문이었을까 싶다. 불운했던 까미유 클로델과 버지니아울프, 러시아 혁명기의 마흐마또바, 그리고 나혜석과 전혜린과 최승자. 그들이 나와 100년 남짓한 사이에 살아갔던 한 시대의 증인이라는 것에 목이 멘다. 스스로 불꽃이 되어 무겁고 어두운 시대의 문을 열어나간 그들의 위대한 여정을 올려본다. 루이스 글뤽은 시의 메타포를 빌려 이렇게 고백한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똑같은 빛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우리 중 일부는 우리 자신의 빛으로 만들어요, 아무도 다닐 수 없는 좁은 길 같은 은빛 이파리, 어둠 속 커다란 단풍나무들 아래 얕은 은빛 호수.”

Her Story:Variationt of Na Hye-seok’s potrait, 30x24cm, pigment print, 2022
초대전 5.
밝은 방 / 기획: 이정은
- 참여작가 : 강진형, 김나연, 김규리, 김미진, 김선화, 민진근, 박미례, 안성열, 양준영, 이미경, 이상범(운랑), 이승훈, 이영, 이정미, 장영진, 조혜중, 하숙임, 황승희, 황임규, 황진이
- 일시: 2026.04.24.(금)~ 05.07(목)
- 장소: 전북예술회관 1F 기스락, 2F 미리내
State of Mind: 내면의 지형도
“State of Mind; 내면의 지형도”는 사진 작업의 본질이 단순한 외부 세계의 재현을 넘어, 작가 내면에서 축적된 성찰과 감각의 층위(Layer)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진은 더 이상 현실을 기록하는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감정과 기억, 무의식의 파편들이 교차하며 형성된 하나의 심리적 지형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사진 작업을 통해 드러나는 사진가 각자의 정서적 궤적을 따라가며, 그것이 어떻게 고유한 시각적 지형을 형성하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작가들은 포트레이트, 기획 사진, 스냅, 풍경, 추상, 콜라주 등 다양한 형식과 접근 방식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때로는 충돌하며, 때로는 응시하는 과정을 이미지로 구축해낸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심상의 풍경’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감각과 감정이 응축된 하나의 상태(State)로서 화면 위에 드러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선과 방법론을 지닌 20인의 사진가들이 구축한 내면의 지형은 하나의 고정된 서사로 수렴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균열과 중첩, 충돌과 공명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감각의 지도에 가깝다. 각자의 작업은 개인적인 사유에서 출발하지만, 그 심상의 파편들은 관람자의 경험과 기억에 맞닿으며 또 다른 의미의 층위를 형성한다.
“State of Mind; 내면의 지형도”는 결국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보는 것’과 ‘느끼는 것’, ‘드러내는 것’ 사이의 간극과 과정을 탐색하는 시도이자, 타인의 내면을 경유해 자신의 감각을 재사유하게 만드는 장이다. 이 전시를 통해 관람자는 이미지 너머에 잠재된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각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풍경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장영진, From the Forest #005, Archival Pigment print, 60.5×85.5cm, 2024.

강진형,화순운주사 마애불, pigment print, 96x210cm, 2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