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주제전 2026 제19회 전주국제사진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주제전]

포스트 포토그라피; 부재의 증명

주제전1. 포스트-포토그라피; 부재의 증명

‘포스트-포토그라피 Post-Photography’; 부재의 증명 / 예술감독: 아티스트J(이재용)

  • 참여작가: 박남사, 금혜정, 오경성, Jason River, SMH
  • 일시: 2026.04.24.(금).~05.14(목) / 월요일 휴관, 화~일:11:00~18:00
  • 장소: 박남사, 금혜정, Jason River, SMH, 갤러리 AP9 /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9
    *오경성: 서학아트스테이스 B-1 /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7 <04.24.(금).~05.06(수)>

사진은 오랫동안 세계를 기록하는 매체로 이해되어 왔다. 셔터가 눌리는 순간, 현실은 이미지로 고정되고 사진은 그 순간의 증거로 기능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사진을 단순한 기록의 장치로만 이해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미지는 무수히 생산되고, 복제되며, 변형되고, 서로 다른 매체와 결합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생성된다. 카메라는 특별한 도구가 아니라 일상의 조건이 되었고, 사진은 더 이상 특정한 기술이나 장르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포스트-포토그라피 Post-Photography’이다.

포스트-포토그라피는 사진 이후의 시대를 선언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사진이 하나의 매체로 고정될 수 없게 된 상태, 즉 이미지가 데이터와 시간, 알고리즘 Algorithm, 수행, 그리고 다양한 감각적 요소 속에서 생성되는 환경을 가리킨다. 이제 사진은 순간을 포착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축적과 변환, 개입과 우연이 중첩되는 과정으로 존재한다. 이 변화는 사진의 형식뿐만 아니라 사진가의 역할 또한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가는 더 이상 현실을 기록하는 관찰자에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가 발생하는 조건과 구조를 설계하는 존재로 이동한다.

본 사진제의 하위주제인 「부재의 증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부재’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언제나 존재했지만 충분히 인식되지 못했던 요소들 - 시간의 개입, 데이터의 축적, 연출의 과정, 물질의 변형, 감각 간의 전이 -을 가리킨다. 우리는 오랫동안 완성된 이미지만을 바라보며 그 이면에서 작동해 온 생성 조건들을 주변으로 밀어내 왔다. 「부재의 증명」은 바로 그 보이지 않던 조건들을 전면으로 호출하는 시도이다.

전시는 네 개의 카테고리를 통해 이러한 질문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낸다. ‘기억의 소환’은 개인의 기억이 기록이 아닌 재구성의 과정임을 보여주며, 이미지가 시간 속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경험을 제시한다. ‘시간의 화석’은 촬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입하는 시간의 흔적을 통해 사진을 물질적 축적으로 재해석한다. ‘인공적 미학의 조각’은 다양한 매체와 수행적 요소를 결합하여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구축된 구조로 제시하며, 사진의 인공성과 연출성을 드러낸다. ‘에너지와 생명’은 보이지 않는 소리와 데이터의 흐름을 시각 이미지로 전환함으로써 사진이 시각을 넘어 감각 간 변환의 장치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본 사진제의 워크숍은 이러한 개념을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한다. 첨단 기술이 포스트포토그라피의 중요한 축임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에서는 시아노타입, 루멘 프린트, 겔 미디엄 전사, 폴라로이드 전사와 같은 아날로그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는 기술적 회귀가 아니라 이미지 생성의 근본 조건을 직접 경험하기 위한 선택이다. 참여자는 통제되지 않는 결과와 물질적 변화를 경험하며, 이미지가 작가의 의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관람자는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창작자로 전환되며, 전시에서 제기된 질문을 자신의 경험속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부재의 증명」은 사진의 미래를 단정적으로 제시하려는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사진의 정의를 잠시 멈추고, 이미지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지를 다시 바라보도록 제안하는 하나의 사유의 장이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드러나는 순간, 사진은 더 이상 완결된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는 상태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포스트-포토그라피 시대의 사진은 다시 시작된다.

주제전2. 조명; 몰두의 시작

‘조명: 몰두의 시작’:The beginning of illuminating things / 기획: 김지민

  • 참여작가: 박형근, 정지현
  • 일시: 04.24.(금).~05.06(수) / 월요일 휴관, 화~일:10:00~ 18:00
  • 장소: 서학 아트스페이스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7)

전주포토페스티벌 주제전 〈조명: 몰두의 시작〉은 사진에서 ‘조명’이 갖는 의미를 기술적 요소를 넘어선 개념으로 확장해 바라보는 전시다. 사진에서 빛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수단이 아니라, 무엇을 보이게 하고 무엇을 남겨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의 장치다. 빛의 세기와 방향, 거리와 지속 시간의 차이는 곧 사진가가 세계에 개입하는 방식이며, 시선이 형성되는 구조와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업을 통해 빛이 어떻게 서로 다른 태도와 몰두의 방식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본다. 동시에 사진에 대한 집중이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떻게 유지되고 변주되는지를 조명함으로써, 사진이 한 사람의 작업 방식이자 삶의 태도와 연결되는 지점을 탐색한다.

박형근은 근대 이후 형성된 장소와 그 안에 배치된 자연, 구조물, 물질의 관계를 오랫동안 추적해온 작가다. 지질과 정치, 지역 서사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폭력적 사건을 품고 있으나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풍경을 촬영해왔다. 그의 작업은 풍경을 단순한 자연 이미지로 다루기보다, 역사적 층위가 중첩된 공간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그의 사진에서 빛은 표면을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장면을 하나의 무대로 조직하며 존재와 부재, 사건과 흔적을 동시에 감지하도록 이끈다.

정지현은 재개발과 공사 현장처럼 소멸과 생성이 교차하는 공간에 들어가, 파괴 중인 건물 내부를 탐색하고 일부 공간에 붉은 표식을 남긴 뒤 이를 촬영해왔다. 그의 작업에서 조명은 단순히 현장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사라질 장소와 관계 맺는 태도의 일부다. 빛은 잔해와 구조, 물질의 결을 또렷하게 드러내며, 건물이 지녔던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응시하게 만든다. 기록과 개입 사이에서 긴장하는 그의 시선은 사진가가 어디까지 대상에 다가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조명: 몰두의 시작〉은 빛을 통해 형성되는 시선의 차이를 나란히 두며, 사진이 단순한 이미지 생산을 넘어 한 작가의 지속적인 태도와 연결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박형근의 작업이 역사와 장소의 구조 속에서 장면을 조직하는 방식으로 빛을 사용한다면, 정지현의 작업은 소멸의 현장 안으로 스며들어 남겨진 것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빛을 다룬다. 이 전시는 조명이 화면을 밝히는 조건이면서 동시에 시선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점을 환기시키며, 사진가가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어떻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작업 세계로 자리 잡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관람자에게도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무엇을 끝까지 바라보고 있으며, 그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조건을 선택하고 있는가.

시간의 화석

작가

금혜정

작품세계

이제는 만질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을 물리적 공간으로 소환하여, 실재와 환상이 교차하는 다층적으로 연출된 세계를 증명한다. 이는 허구의 가상이 아닌, 연출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체험을 재해석하고 연출을 통해 시각적으로 도출시켜 과거의 사진이 단순히 시각적 단편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기능을 탈피한 새로운 역할을 제시한다 여기서 사진은 과거를 기록하는 매체가 아니라 기억을 다시 생성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약력

금혜정 작가는 전업작가로서 단체전 / 기획전으로 ‘2024 《Inspansion: 내면의 확장》,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대구’, ‘2023 부산국제사진제(BIPF) 포트폴리오 리뷰 선정 우수 작가전’에 참여했으며 그 해 023 부산국제사진제(BIPF) 포트폴리오 리뷰 선정 우수 작가전에서 ‘2023 부산국제사진제(BIPF)포트폴리오 리뷰 우수 작가 ‘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의 작업은 사진 평판 이미지와 실제 오브제를 결합하여 실재하지 않지만 현실처럼 보이는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작품은 관람자가 상상 속 공간으로 진입하도록 유도하는 연출적 사진 형식을 보여준다. 이는 항상 머리속에 그려지는 기억과 상상을 작업으로 끌어냄과 동시에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진 작가의 인간성과 자아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Imagnation.Story #1, 2020, Archival Inkjet Print, 120x160cm

Horse, Carp, Desert, and the Arctic #1,2022,Archival Inkjet Print, 120x160cm

Imagnation.Story #2, 2020, Archival Inkjet Print, 120x160cm

시간의 화석

작가

박남사

작품세계

사물의 찬란했던 과거(원본)는 사라졌지만, 그 ‘사라짐의 흔적’을 통해 역설적으로 흐르는 시간의 실체를 보여준다. 사물의 표면에 퇴적된 ‘녹(Patina)’과 부식의 흔적을 수집하여 추상적 화면으로 재구성한다. 여러 층위로 촬영된 이미지가 부식, 변질, 축적 등의 시간적 개입을 통해 변화하며 하나의 이미지로 형성된다. 작품은 촬영 순간보다 이후의 시간 속에서 완성된다. 사진은 더 이상 순간의 결과가 아니라 시간이 침전된 물질적 기록이 된다.

약력

박남사는 서울대학교 미학과 박상우 교수의 작가 활동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 사진을 촬영하기보다 폐기되거나 손상된 역사적 사진 아카이브를 재맥락화하는 작업을 통해 사진 매체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5 《PATINA: 유령의 부활》, 스페이스 중학, 서울’이 있으며, 단체전 및 기획전으로는 ‘2023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 백남준아트센터, 용인’과 ‘2019 《다시, 사진이란 무엇인가》, 스페이스22, 서울’이 있고, 전시기획을 진행한 작업으로는 ‘2019 《다시, 사진이란 무엇인가》 기획, 스페이스22, 서울’ 등이 있다. 그외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및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Patina-01. 2025, Pigment Print, 150x109cm

Patina-13. 2025, Pigment Print, 100x74cm

Patina-20. 2025, Pigment Print, 150x101cm

Patina-14. 2025, Pigment Print, 103x150cm

에너지와 생명

작가

오경성

작품세계

작가의 사진은 초기에 시각적 이미지를 기록, 재현하는 역할로부터 시작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들어서며 그러한 영역을 탈피하여 보다 근본적인 개념에 대한 탐구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특히, 디지털시대 이후 시각적 영역에서 벗어나 다중감각으로 확장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의 에너지’를 ‘시각적 형상’으로 도출해내는 작업을 통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에 대한 탐구를 사진이라는 매개물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약력

오경성 작가는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 석사, 홍익대학교 디자인공예학과 사진전공 박사학위를 이수하였다. 그는 자연 풍경 속에 ‘문(door)’ 오브제를 설치하여 현실과 기억, 시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사진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리를 시각적으로 전이하는 사진작업을 탐구하고 있다. 개인전으로 〈깨어나는 남자 그 긴장과 역〉(관훈갤러리, 2003), 〈유쾌한 그린씨〉(캐논갤러리, 2009), 〈PLACE A DOOR〉(갤러리 EM, 2018), 〈풍경의 문을 열다〉(갤러리위, 2021) 등 다수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또한 전주국제포토페스티벌, 세계사진작가 100인전, Photo May, Salon de America 국제전 LA, 카이로 국제초대작품전 등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J. S. Bach, Cantata BWV. 156, 2021, Archival pigment print,57X80, Ed of 15

Franz Peter Schubert, Die Winterreise D. 911,#1, 2021, Archival pigment print,57X80, Ed of 15

Franz Peter Schubert, Die Winterreise D. 911,#2, 2021, Archival pigment print, 57X80, Ed of 15

Ennio Morricone, Cinema Paradiso, 2021, Archival pigment print, 84X120, Ed of 15

인공적 미학의 조각

작가

Jason River

작품세계

날 것의 인체(사실)는 버블랩 뒤로 숨겨지지만(부재), 인체와 물질의 결합을 통해, 빛과 공기가 빚어낸 ‘새로운 조형적 생명체’의 탄생을 인스톨레이션과 사진으로 해석한다.

약력

Jason River는 한국 출신 사진가 ‘강재석 Jaiseok Kang’의 작가 활동명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사진과 판화 printmaking 를 병행하는 작업 을해왔다.2005년뉴욕 Contemporary Project Space Gallery에서 개인전 Reflection in the Mirror를 개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뉴욕과 서울의 갤러리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THE COLLECTORS(1984 Gallery, 서울, 2014), artificial.BEAUTY(Paris Koh Fine Arts, 뉴저지, 2022) 등을 발표했다. 또한 뉴욕 Anya & Andrew Shiva Gallery, John Jay College, SIA NY Gallery 등에서 열린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다. 최근에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진과 판화 매체를 결합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Cranes, Fish and Pines on six-panel folding screen, 2025-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with wooden panels, Image_250x75cm, Folding screen_270x150cm

Bubble wrap no.23 (Mermaid), 2021, Archival Pigment Print, 152.5x87cm

Bubble wrap no.25 (Merman), 2021, Archival Pigment Print, 152.5x87cm

작가

SMH / Insta@SMHRCH / smhrch.com

작품세계

HYPERBORE - THE LAST CITY
스폰 Spawn
스폰 Spawn이 미크로지마 microzymas 들은 지상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미생물 자원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이 미크로지마들은 유일한 동물 종이다. 식물 종은 버섯과 지의류로만 축소되어 있다. 어느 시점에서든 하이브의 AI는 단백질의 프로그래밍과 진화를 추정하고 추적할 수 있다.
인큐베이터 Incubator
하이브의 필요에 따라 하이브리드 생명체가 생산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불임이며 수명은 10년을 초과할 수 없다.
모성 Maternity
모성은 하이브의 모든 활동을 규정한다.

약력

프랑스 출신 Yoann과 violane이 결성해 운영하고 있는 예술스튜디오 SMH는 SMH는 동시대 시각예술의 확장된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결성된 예술가 그룹이다. 사진을 기반으로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이미지와 현실, 기억과 기록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개인 작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전시, 출판, 패션, 연구 활동 등을 통해 동시대 시각문화의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사진 이후Post-Photography 환경에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이미지 생산 방식과 감각의 변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HYPERBORE - The Last City 04, 2020, Pigment Print

HYPERBORE - The Last City 18, 2020, Pigment Print

HYPERBORE - The Last City 06, 2020, Pigment Print

SMHRCH 01. 2022, Photo Artbook, Offset Print, 27 x 27cm

조명; 몰두의 시작

큐레이터

김지민


전주사진축제 주제전 〈조명: 몰두의 시작〉은 사진에서 ‘조명’이 갖는 의미를 기술적 요소를 넘어선 개념으로 확장해 바라보는 전시다. 사진에서 빛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수단이 아니라, 무엇을 보이게 하고 무엇을 남겨둘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의 장치다. 빛의 세기와 방향, 거리와 지속 시간의 차이는 곧 사진가가 세계에 개입하는 방식이며, 시선이 형성되는 구조와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업을 통해 빛이 어떻게 서로 다른 태도와 몰두의 방식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본다. 동시에 사진에 대한 집중이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떻게 유지되고 변주되는지를 조명함으로써, 사진이 한 사람의 작업 방식이자 삶의 태도와 연결되는 지점을 탐색한다.
〈조명: 몰두의 시작〉은 빛을 통해 형성되는 시선의 차이를 나란히 두며, 사진이 단순한 이미지 생산을 넘어 한 작가의 지속적인 태도와 연결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박형근의 작업이 역사와 장소의 구조 속에서 장면을 조직하는 방식으로 빛을 사용한다면, 정지현의 작업은 소멸의 현장 안으로 스며들어 남겨진 것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빛을 다룬다. 이 전시는 조명이 화면을 밝히는 조건이면서 동시에 시선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점을 환기시키며, 사진가가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어떻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작업 세계로 자리 잡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관람자에게도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무엇을 끝까지 바라보고 있으며, 그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조건을 선택하고 있는가.

작가

박형근

작품세계

근대 이후 형성된 장소와 그 안에 배치된 자연, 구조물, 물질의 관계를 오랫동안 추적해온 작가다. 지질과 정치, 지역 서사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폭력적 사건을 품고 있으나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풍경을 촬영해왔다. 그의 작업은 풍경을 단순한 자연 이미지로 다루기보다, 역사적 층위가 중첩된 공간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그의 사진에서 빛은 표면을 설명하는데 머물지 않고, 장면을 하나의 무대로 조직하며 존재와 부재, 사건과 흔적을 동시에 감지하도록 이끈다.

약력

1973년 제주 출생. 영국 런던대학교 Goldsmiths College에서 순수미술 및 Image & Communication을 전공하고,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지털이미지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사진을 통해 자연·근대성·영성·생태적 관계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The Second Paradise〉, 〈Tenseless〉, 〈Forbidden Forest〉, 〈Jeju〉, 〈Tetrapod〉 등 연작을 발표하며 자연과 문명의 경계, 장소와 기억, 인간 인식의 구조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 금호미술관(2006), New Art Gallery Walsall, UK(2006), 제주현대미술관(2011), Paola Meliga Gallery, Turin(2014), 대안공간 루프(2021), 한미사진미술관 / MoPS(2022), 일우스페이스(2022) 등, 국내외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다수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FotoFest Biennale, PHOTOQUAI Biennale,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국제 전시에 참여했으며, 다음작가상(2010), Musée du Quai Branly Photography Award(2014), 일우사진상(2022) 등을 수상하였다.작품은 Musée du Quai Branly(프랑스), George Eastman Museum(미국), Museum of Fine Arts Houston,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일민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Tenseless-5, Swamp, 2004, C Print, 100x129cm

Tenseless-81, Broken II, 2015, C Print, 150x191cm

Tenseless-69,Memories, 2009, C Print, 122x201cm

작가

정지현

작품세계

재개발과 공사 현장처럼 소멸과 생성이 교차하는 공간에 들어가, 파괴 중인 건물 내부를 탐색하고 일부 공간에 붉은 표식을 남긴 뒤 이를 촬영해왔다. 그의 작업에서 조명은 단순히 현장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사라질 장소와 관계 맺는 태도의 일부다. 빛은 잔해와 구조, 물질의 결을 또렷하게 드러내며, 건물이 지녔던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응시하게 만든다. 기록과 개입 사이에서 긴장하는 그의 시선은 사진가가 어디까지 대상에 다가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약력

대한민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로, 사진 매체를 통해 일상적 풍경과 개인적 기억,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시선과 감각의 문제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개인전과 기획전을 통해 다양한 사진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국내 사진페스티벌과 갤러리 전시에 참여하며 활동하고 있다. 작업은 일상의 공간과 사물, 풍경을 통해 보이지 않는 감정의 층위와 기억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데 관심을 둔다. 또한 여러 사진 관련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하며 동시대 사진 담론 속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Reconstruction Site 1, 2015, Pigment Print, 140x180cm

Reconstruction Site 20, 2015, Pigment Print, 140x1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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