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xhibitions Young Artists Group Exhibition 2017 제10회 전주국제사진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17.05.20SAT ~ 05.25THU
장 소 / 전북예술회관 B1 ‘둔벙’
참여작가 / 신진 회화 및 사진작가 7인
큐레이터 / 이하은, 최은주
고대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우주의 4대 원소를 공기 · 물 · 불 · 흙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예술의 4대 원소는 무엇일까? 고대 4대 원소에서 착안하여, 예술의 4대 원소를 “관계 · 소통 · 교감 · 치유”로 가정했다. 예술은 마주하는 이와 또는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과 교감을 통해 상호간의 또는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에게 치유의 역할을 한다. 본 전시의 작가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써, 그들이 마주하는 문제를 어떻게 예술의 4대 원소를 사용하여 풀어나가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단골가게] 김누리 작가
단골가게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프로젝트이다. 작가의 작업 중에 이제는 시간이 흘러 변화가 생기거나 사라진 곳도 있다. 작가의 작업은 외관을 마주하는 일방적인 시선이 아닌, 내부와 상호적 시선을 통해 사진으로는 담아 낼 수 없는 장소의 느낌을 표현하면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작업에는 작가의 주관적인 인상이 곁들여져 상점의 초상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장소가 우리의 일상이고, 추억이며, 삶의 한 부분이라고 정의한다. Vincent van Gogh의 단골이었던 노란카페처럼 우리의 장소들이 기억 속에 오래남기 바라는 마음을 작업을 통해 내 비치고 있다.
[sister] 김은진 작가
청소년기 언니가 분노를 표출하는 대상으로 폭언과 폭행에 힘든 시기를 지냈고, 작가에게 언니란 증오스러운 존재였다. 게다,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수많은 방관자들로 인해 작가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는 언니와의 관계를 회복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가와 언니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서로를 다시 바라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면서 그 동안의 고통에서 해방이 될 수 있게 되었다. 본 작업은 표면적으로는 언니와의 관계 개선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신의 상처와 마주해 작가 안의 고통의 그림자를 내려놓고 위안을 받아 한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작업이다. 작가가 향후에 진행하려는 작업의 출발선상에 놓인 작업으로 이후 작가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ㅋㅋ] 박성수 작가
희미하게 보이는 여러 장의 이미지에서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업은 관계에 대한 불안감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작가는 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 인해 친구와 여행을 하며 그 궤적을 밟아보기도 하고, 헤어진 여자친구와 만나 관계의 부활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화는 관계를 더 악화시키고, 모호하게 만들뿐이었다. 작가는 언어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는 것에 무력감을 느끼고 언어가 아닌, 행위를 탐구했다. 그런 작가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SNS에서 현대인들이 주고받는 이미지를 통한 소통방법이다. 이후 작가는 주변인들과 이미지를 통해 대화를 나누었고, 그 이미지들을 모아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했다. 본 작업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유는, 하나의 작업 안에 무수히 많은 대화들이 오고가기 때문이 아닐까.
[무의식 속의 기억] 박영은 작가
옛사랑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억을 지웠지만, 또 다시 같은 사람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영화 ‘Eternal Sunshine’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가는 그들의 사랑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흩날리듯 지워지는 기억과 같이 그림을 통해 표현했다. 완벽하지 않은 그림체는 무의식속에 새롭게 생성되는 기억처럼 복잡한 관계 속에서의 교감을 나타낸다. 작가는 뒤엉킨 남녀의 관계를 통해 일상의 모든 연결점 속의 이야기를 탐구하면서, “아프고 슬픈 기억을 모두 없애면 우리가 행복해 질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작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성보라 작가
작가는 사회적인 위치, 사람간의 갈등으로 세계와의 관계가 낯설어져, 자신만이 존재하는 순수한 내면세계를 지향하게 되었다. 일기를 통해 일시적으로 자신의 감정상태와 경험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단순히 글로만 설명되지 않는 것을 확장시켜 작업을 통해 표출했다. 작가는 감정이라는 때로는 차분하고 강하지만, 불안한 얼굴의 순수하며 약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모델을 통해 표현했다. 모델들은 강한 감정을 나타내기도 하고, 예민하고 나약한 모습을 나타낸다.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작가와 모델은 서로의 존재를 망각한 채 외부의 기준에 따르지 않고, 자유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몸과 얼굴을 통해 감정을 드러낸다.
[피다] 이미희 작가
일곱 살에 스무 살을 꿈꾸었고, 어른을 동경했던 작가의 이야기이다. 작가가 열아홉이 되었을 때, 친구들과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작성하며 불안정했던 시기를 버텼고, 스무 살이 되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가의 스무 살. 작가는 자신이 성장했고 성숙한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다. 머지않아 작가는 자신이 아직 육체적, 정신적으로 미완의 상태이며, 여전히 불안정하고 모호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는 이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모델들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며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사진을 마주하는 관람객과 함께 사진을 통해 이러한 감정을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288 Photographs of MOON Taken By My Father] 최은주 작가
1993년부터 2016년까지 아버지가 촬영한 사진을 모아 만든 프로젝트이다. 작가는 오랜 유학으로 인해 소원해진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했다. 유년기 작가와 아버지의 사이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지만, 뉴욕과 서울 6862.9마일 이라는 거리가 아버지와의 관계를 친밀함 에서 불편함으로 또 잊혀진 관계로 바꾸어 놓았다. 작가의 탄생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주시던 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카메라를 들지 않게 되었다. 작가는 낯설어진 아버지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아버지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서로 같은 대상을 보고 다른 이야기를 했고, 어색함은 더해졌다. 2016년 1월 작가는 아버지께 다시 카메라를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아버지는 288개의 보름달을 촬영했고, 작가와 아버지는 한 장의 사진으로 그동안 단절 되었던 소통과 교감을 통해 한 걸음 가까워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