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ha Rosler & Back, Seung Woo

마사 로슬러는 1960년대 이래로 다양한 매체—사진-텍스트, 비디오설치, 퍼포먼스, 포토콜라주 등—를 이용해 사회경제와 정치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일상의 영역을 뒤덮고 있는지를 논의해온 시각예술가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포토몽타주 <가정으로 전쟁을 가져오다> 연작은 베트남전쟁시기와 이라크전쟁을 전후해서 제작한 것으로 여성의 사물화와 전쟁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도시 중산층 문화에서 회자되는 여성의 이미지와 전쟁의 매체적 이미지를 포토몽타주 하여 이뤄낸 것이다. 로슬러는 이 일련의 작업 속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자신의 견지를 거실의 텔레비전을 경계로 ‘이곳here’과 ‘저곳there’을 상정하는 이미지의 시대에 부합하는 양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서로 낯설게 조우하는 다른 맥락의 사진들을 하나의 프레임에 충돌시켜 도시 중산층의 이미지 소비자들이 잡지나 텔레비전, 광고 등에서 반복적으로 주어진 이미지의 맥락 속에 수동적으로 놓여지게 되는 양상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바라보고 감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감상하는 관람객이 오늘날의 문화가 무의식적이고 수동적으로 여성을 욕망의 대상으로 위치하게 하는 현상에서 이탈하여 스스로의 시각으로 이미지를 바라보게 한다.

백승우는 자신의 작업이 무언가 낯설고 초현실적으로 보여지도록 함으로써 이미지의 소비자들이 시각문화 속에서 갖게 되는 사진의 현실성이라는 무의식적인 믿음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고 비가시적인 이미지의 의미체계를 의식할 수 있게 유도하는 작가이다. 특히 그의 <유토피아> 연작은 북한의 대중매체나 선전물에 실린 북한의 구조물들을 디지털 방식으로 재매개 한 작업으로서 북한의 권력이 욕망하는 유토피아적 이미지를 재구성된 사진 속에서 보여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실 이 일련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구조물들은 작가에 의해 확대되고 뒤틀어지는 변형 과정을 통해 새로이 재탄생한 사진적 이미지인데, 사진을 바라보는 이들의 관습적인 태도와 정교하게 재구성된 사진적 결과물로 인해 마치 작가의 상상이 아닌 실재하는 대상을 잘라내어 얹힌 것처럼 보이게 된다. 백승우는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한에서 ‘유토피아(낙원)’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의미를 “만들고 상상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스스로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그 행위를 되풀이 하여 유토피아의 특수한 텍스트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가시화한다. 이러한 점에서 백승우의 작업은 비가시적인 언어적 상징체계를 가시적인 형태의 얼개를 비집고 나오게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정훈

Martha Rosler
Martha Ros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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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백승우
백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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